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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귀향

  • 2016년 1월 6일
  • 4분 분량

옛날 어느 마을에, 한 못생긴 여인이 살고 있었다. 그 여인의 태생이 추하진 않았다. 여인이 어린 아이였을 시절, 누구도 이 소녀의 사랑스런 눈길을 거부하지 않던 때가 있었다. 마을 사람들 사이에선, 소녀와 그녀의 아버지는 부러움과 동경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소녀는 점점 자신을 가꾸지 않기 시작 하였고, 여러 집안을 돌아 다니며 먹고 마시기를 즐겼다. 몇 년을 그렇게 살면서, 아름답던 소녀의 모습은 괴악스럽게 변모하였다. 더러는 여인의 얼굴을 덮는 살과 임신한 듯 튀어나온 배를 손가락질 하며 비웃었고, 더러는 여인의 옛 모습을 기억하며 혀를 찼다. 이 와중에, 가장 마음이 아픈 사람은 그녀의 아버지였다. 딸을 걱정하는 마음에, 그는 집안에서 점점 말수가 줄어들고, 한숨을 쉬는 날이 늘어만 갔다.

그와 달리, 소녀의 마음은 부끄러움과 치욕을 넘어선 오만함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신을 정숙히 하고, 정결하게 살아 가라는 아버지의 충고를 무시하고, 어떻게든 자신의 추한 모습을 가릴 생각에 급급하였다. 여인은 무리하게 돈을 들여가며, 더욱 사치스럽게 살기 시작하였다. 기다란 고급 천으로 자신의 얼굴과 몸을 가렸고, 눈가에는 더욱 진한 화장을 하였다. 돈이 떨어지면, 집 안에 있는 아버지의 돈을 몰래 훔쳐쓰곤 하였다.

마침내, 아버지의 참을성은 한계에 다다랐다. 딸의 방탕함을 두고 볼 수 없던 아버지는 그녀에게 크게 화를 내면서, 딸이 절대 알아내지 못 할 장소에 돈을 옮겨 놓고 딸의 차후를 지켜 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인은 자신의 잘못을 깨달아 늬우치려 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녀는 더욱 담대한 행동을 보였다. 스스로 생각하기를, 자신은 아버지 도움 없이도 살 수 있다 여기었고, 얼마 안가 자신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다. 그녀는 아버지 집에서 나와 다른 남자들의 집에 자신의 몸을 맡기기 시작 하였다. 여인이 어둠 속에서 부정한 짓을 하였기에, 꼬임에 넘어간 남자들은 여인이 누구이며, 어느 집안 사람인지 알지 못하였다. 그런 날들이 반복적으로 계속된 후인 어느 날이었다. 그 날도, 여인은 한 남자를 꾀어 어둡고 인적 없는 길목을 찾고 있었다. 그런데, 둘이 걷던 길가의 풀 숲에서, 갑작스레 한 여자가 고약한 냄새가 나는 통을 들고 나타났다. 그리고, 여인과 남자가 놀라 얘기할 틈도 없이, 그 여자는 남자에게 고함을 지르기 시작 하였다.

“이 마을에 수치가 될 남자야! 네가 그러도 내 남편이냐?! 네 놈이 그리 더럽게 땅바닥에서 뒹굴고 싶다면, 내가 도와주마!”

여자가 뿌린 오물을 남자는 잽싸게 피하였지만, 몸이 무거워진 여인은 그러지 못하였다. 오물을 정면으로 맞은 여인은 얼굴에 묻은 오물을 닦느라 화장이 지워졌고, 똥물이 뚝뚝 떨어지는 천과 겉 옷을 벗다가, 맨 몸이 드러났다. 이 모습을 목격한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은 자신들이 알고 지내던 여인의 모습을 비웃으며 전보다 더욱 여인을 깔보기 시작했다.

적나라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이들의 눈초리를 받으며, 여인은 부끄러움에 울며 소리를 질렀다. 혹여나, 아직 이 모습을 보지 못한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볼까 봐, 얼굴과 옷에 흙 먼지를 묻혀 모습을 가리웠다. 살갖에 달라붙은 오물 때문에, 여인은 피부가 따갑고 아프기 시작 하였다. 그녀는 온 집안을 돌아 다니며 씻을 물을 구하였지만, 그 누구도 여인을 불쌍히 여기지 않았고, 목을 축일 만한 물 한 잔도 주지 않았다. 어떤 사람은 여인의 면전에 포도주를 뿌리며, 얼굴에 묻은 오물과 같이 햝아 먹어 보라 조롱 하였다. 마을의 모든 집에서 문전박대를 당한 후에, 여인이 마지막으로 발걸음을 향한 곳은 그녀가 항상 가기를 꺼려했던 아버지의 집이었다. 오갈 데 없어진 여인에게는 다른 방도가 없었던 것이었다. 그녀는 마지막 힘을 짜내어 발걸음을 옮겼다.

아버지의 집에 도착한 딸은 감탄과 감동이 섞인 한숨을 쉬었다. 아버지의 집은 자신이 어릴 적 뛰놀던 시절과 다를 바가 없었다. 아버지의 종들은 예전과 다를 바 없이, 주인의 포도원 밭에 거름을 뿌리거나 알 익은 포도를 따며 일하고 있었고, 깊히 파인 수로 근처에는 나무와 제철 식물들이 풍성히 자라고 있었다. 홀린 사람처럼, 그녀는 어릴 적 어린 소녀의 시절로 돌아가듯 포도원에 발을 들였다. 두 눈 앞에는 탐스러운 포도송이가 빼곡히 열려 있었고, 간절한 마음에 여인은 아직 씻지 않은 손으로 과일에 손을 뻗었다. 그 모습을 목격한 한 종이 머리채를 붙잡지 않았더라면, 여인은 달고 상큼한 포도 알을 맛 볼 수 있었으리라. 불행히도, 성실한 주인의 종은 여인을 알아보지 못하였고, 나귀처럼 그녀를 문 밖으로 끌고 갔다. 여인은 절망감에 사로 잡혔다. 아버지의 종이 자신의 머리칼을 뽑힐 듯이 잡고 있었고, 아무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사실은 자신이 겪고 있는 고통을 배가시켰다. 두 사람은 집안 문간에 다다랐고, 여인은 힘도 써보지 못하고 집에서 쫓겨날 판이었다.

그 때였다. 딸의 비명 소리를 들은 소녀의 아버지가 신도 신지 않은 채로 달려왔다. 종은 주인의 모습을 보고, 놀란 마음에 여인을 놓고 엎드려 절하였다. 딸은 고개를 숙이고, 못 박힌 듯이 꼼짝도 하지 않았다. 무슨 말을 들을까, 어떤 변명을 해야 하나, 온갖 생각에 빠져 있을 때, 그녀의 아버지가 여인을 끌어 안았다. 갑작스런 일에 놀란 그녀는 몸을 빼려 하였지만, 아버지가 너무나 꽉 안고 있었기에 뺄 수 없었다. 그제서야, 여인은 아버지가 우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아버지의 우는 모습에 그녀도 덩달아 통곡하였다. 자신의 더럽고 비참한 모습에 울었고, 자신을 버린 세상이 서러워 울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모습을 아버지께 보이고, 그 모습을 감싸 우는 아버지께 죄스러워 더 울었다. 그 날, 마을 사람들은 이 우는 소리가 어디서 나는지 서로 수근 거렸다.

딸은 아버지와 다시 함께 지내며, 자신을 가꾸며 살아가기 시작했다. 여인은 예전 아름답던 모습으로 변모하였다. 여인의 우아한 자태에 수 많은 구혼자들이 아버지의 집에 다녀갔고, 마침내 그녀 앞에 한 청년이 나타났다. 그는 같은 마을 출신으로, 어릴 적부터 소녀를 지켜보면서, 그녀 몰래 사랑을 품어온 자였다. 여인은 그의 용맹하고, 훌륭한 자태에 손으로 벌어진 입을 막았다. 자신이 기억하는 소년의 모습은 누구보다 못 생기고 볼품 없던 모습이었는데, 지금 그의 모습은 왕자와 같은 자태를 띄고 있었다. 서로가 꿈꾸던 모습이 된 청년과 여인을 바라 보면서, 소년과 소녀는 서로의 눈을 뗄 줄을 몰랐다. 간단한 혼인 절차가 오갔고, 여인은 자신을 기다려 준 청년과 결혼하게 되었다. 아버지는 전에 없을 성대한 잔치를 열었고, 많은 사람들이 혼인 잔치에 모여 신랑과 신부를 축복 하였다. 아버지는 집안의 악사와 서기관을 시켜, 이 날을 기념한 노래를 남기라 명하였다. 이 후에, 그 마을과 사람들 사이에선 이 이야기가 동화처럼 전해지게 된다.

눈망울이 아가처럼 어여쁜

주인의 딸, 여수룬아 너는 네가 가진 모든 아름다움을 너의 아버지께 돌릴찌어다

소고와 비파로 춤 추며 노래 불러라 사람들아 넘치는 사랑과 만민을 먹일 풍족함은 해가 뜨고 지는 날까지 끊이지 않으리라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이야기보다 오래 부부가 행복히 살고 있는 신랑방보다 넘치게 주인의 종들은 그 분의 사랑을 찬양 할찌어라

- Jan, 6th, 2016 최종 수정

- 이미지 링크: https://theblogginghounds.files.wordpress.com/2013/04/the-bride-of-christ.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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