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니고데모(3)
- 2019년 2월 21일
- 8분 분량
최종 수정일: 2020년 9월 23일

3) 세상은 미워하나 (People hate)
“어찌하여 그 자를 데려오지 않은게냐?!”
초막절 기간동안 다시 예루살렘에 찾아오신 예수께선 당신을 스스로 드러내셨고, 바리새인들의 침묵이 더하여져, 사람들간에는 수 많은 논쟁과 분열이 일어나고 있었다. 더러는 그의 좋고 나쁨을 이야기 하였고, 더러는 그를 모세가 예언한 선지자라 여기기도, 어떤 이는 이 자가 사람들이 기다려온 메시아인가 생각하기도 하였다. 예수께선 성경에 박식하고 사람들의 존경을 받던 바리새인들과 율법학자들의 위선을 꿰뚫어 보시고, 이들의 가식을 대낮에 말들로 낱낱히 드러내 보이셨다. 이에 분노한 바리새파 지도층에선 죄인인 예수를 체포하라 명하였지만, 그를 잡으러 간 성전의 경비병들도 예수의 진실된 말씀과 그 분의 위엄 앞에 탄복하여, 그저 빈손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이 자가 말하는 것처럼 말했던 사람은 여태껏 아무도 없었습니다.”
경비병들의 경의에 찬 대답에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은 더욱 치를 떨었다. 그들은 경비병들의 무능함을 탓하면서, 예수를 체포하지 않은 그들의 행동을 욕하였다. 이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회의 가운데, 니고데모는 자신이 만났던 예수를 조용히 떠올리고 있었다. 집에 돌아가 정신을 차린 그는 다시 한번 날을 잡아 예수께서 머무셨던 곳에 방문하려 하였지만, 이미 예수와 그 분의 제자들은 그 집을 떠나고 없었다. 그 뒤로 지금까지, 니고데모는 그에 관한 소식을 당신을 대적하는 대제사장과 바리새인들에게서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었다.
바리새인들과 율법교사들에게 저주를 퍼부으신 이야기, 죽은 이를 살리고, 병든 자를 고치며, 세상에 대접받고 있는 깨끗한 이들보다 더러운 이들을 눈여겨 보시는 언행 등 모든 것이 현재 그들의 지위와 위엄을 깎아 내리고 있었다. 지도층 사람들이 그의 말에 화를 내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들이 듣고, 전하며, 험담하는 말의 이면 가운데는 하나 일관된 의견이 존재 하였다. 그들은 자신들이 욕하는 이들의 더러운 모습을 보고 욕하였지만, 그 반대로, 자신들의 경건함으로 다져진 예배의 삶을 보면서, 그들은 스스로를 깨끗하다 여겼다. 니고데모는 자신도 모르는 가운데, 자신들이 지켜왔던 정결예법, 실제로 눈에 선해 보이는 개인의 선행, 사람들이 여기는 모든 깨끗함이 하나님의 구원에 다다를 수 없다는 사실을 마음으로 깨닫기 시작하였다. 자신들이 지켜온 주님의 율법도 중요한 것이었지만, 제사보다 순종이 나으며, 주님을 향한 올바른 금식은 주 하나님께서 바라 보시는 버림받은 이들의 마음을 돌보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보는 선함이 아닌, 하나님께서 선하게 바라 보시는 곳을 향하여 그들의 눈길을 돌렸어야만 했다. 하나님의 마음은 항시 낮은 자들을 향하여 있어 왔음을 이젠 온전히 알 것 같았다. 자기의 눈에 아무리 불결하고 더럽다 한들, 하나님의 눈에는 그들도 당신의 귀한 백성이었던 것이었다. 오히려, 더러운 이들을 더럽다 여기며, 자기도 모르는 새에 자신을 낮출 수 없어 스스로를 높히고 만 바리새인들과 율법학자들의 마음을 하나님께서는 더욱 악하게 보셨다. 그렇기에, 지금 니고데모 앞에서 예수의 말씀에 호감을 나타내는 무리들을 향해 소리치며 폭언을 일삼는 가야바 일행의 말은 그의 적개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였다. 대제사장 가야바는 그의 장인이자 전 대제사장인 안나스의 힘을 입고, 제사장 직을 물려받아 권력의 정점에 선 인물, 어찌보면 이 가운데 가장 높은 자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젠 그런 사람일지라도 하나님 앞에서는 부끄러운 죄인임을 니고데모는 알 수 있었다.
“너희도 꼬임에 넘어간 건 아니겠지?!”
화가 가득찬 말에, 니고데모는 흠칫하여 그 말을 한 자신의 동료를 쳐다 보았다. 그의 눈에는 죽음이 가득하였다. 회의장에 모여있던 제사장들과 바리새파 무리들은 바깥에 있는 시끄러운 군중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었다. 단단한 대리석과 같은 그들의 마음은 예수께서 하나님 아버지를 증인으로 세워 당신을 증명하시는 것과는 반대로, 자신들을 내세워 그들의 옮음을 증명하려 하였다.
“지도자들이나 바리새파 사람들 가운데서 그를 믿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알겠느냐? 허나, 이 율법도 알지 못하는 군중들은 이러하니 저주를 받은게다!”
사악한 말에 불편한 감정이 일면서, 니고데모의 마음에 예수께서 하신 말씀이 드러났다. 진리를 행하는 자, 하나님께서 일하심을 나타내려는 자. 명백히 이들의 행실은 하나님께로부터 나온 모습은 아니었기에, 니고데모는 앞으로 나아가 그들에게 호통쳤다. 적어도 그가 알기론, 예수, 그 사람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자임이 확실했다.
“우리의 율법이란 것이, 사람의 말을 듣고 그 행한 것을 알기도 전에 판결한단 말이오?!
제사장들과 바리새인의 이목이 그들에 반대하는 말에 쏠렸다.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거의 동시에 고개를 돌려 니고데모를 쳐다 보았다. 그들은 경비병들에게 퍼붓던 자신들의 화를 그에게로 돌려 윽박 질렀다.
“자네도 갈릴리 사람이란 말인가?! 성경을 살펴보면, 갈릴리에서는 예언자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쯤은 알 것 아닌가!”
결국, 그들의 회의는 아무런 해결도, 조취도 없이 끝나고 말았다. 그저, 예수란 작자가 자신들과 율법을 알지 못하는 비루한 백성들에게 해를 끼친다는 이야기만 관철할 뿐이었다. 이제, 그들의 귀에는 예수의 이름만 들려도 부정한 것인 마냥 손사래를 쳤다.
회의가 끝나고 니고데모의 곁에 다른 이들이 붙기 시작하였다. 그들의 눈에는 조금 전 니고데모의 발언으로 불안과 불신이 가득하였다. 전부터 아니꼬운 시선이 있긴 하였지만, 예전과는 달리 그들이 인지 못하는 살의가 그들의 눈에 담겨 있었다. 그 모습에 니고데모도 섬찟하여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가야바를 비롯한 다른 바리새인들이 그에게 말하였다.
“지금까지 조용히 잘 지내오지 않았나? 대체 무슨 심보로 그런 이야기를 했단 말인가? 저 사람이 메시아인지 아닌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네. 저자는 우리와 이 나라의 체제를 전복시키려는 자란 말일세! 만에 하나 저 사람이 옳다 한들, 로마에서 가만히 있을거라 생각하나? 우리의 씨를 말리려 찾아올걸세! 자네는 자신이 주장하는 말 한마디가 민족 전체에 해를 끼친다면, 어떻게 행동하겠나?”
그들은 이 말을 마치고, 니고데모의 곁을 떠나갔다. 그들은 가야바를 중심으로 서로 들러붙어, 어떻게 하면 예수를 해할까 비밀스레 논의하였다. 이 모습을 지켜 본 니고데모의 지인들은 그가 가야바 무리에게 낙인 찍히듯 경계의 대상이 된 사실을 깨닫고, 그의 주변을 피하기 시작 하였다. 오직, 예수에게 호의가 있거나, 몰래 니고데모의 말에 찬동한 이들만이 그와 함께 할 뿐이었다. 그들 중 하나인 요셉은 그에게 다가가 물었다. 자신의 친구가 이 예수란 사람을 자신처럼 생각하는지 알고픈 마음이었다.
“자네는 그를 누구라 생각하는가?”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어릴 적부터 함께 하나님의 나라를 고대하였던 두 나이든 청년은 이제 서로에게서 존귀하신 분의 때가 임하였는지를 묻고 있었다. 니고데모는 한참을 뜸 들이다가 하나님께, 또한 자신에게 솔직한 마음으로 요셉의 질문에 답하였다.
“나는 그가 메시아 일지도 모른다 생각한다네.”
요셉은 친구의 고백를 들으며, 예수를 향한 자신의 믿음에 확신을 가졌다. 니고데모도 자기 앞에 있는 동지의 얼굴을 바라보며 자신의 마음을 나사렛 예수께 굳히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그들 가운데 예수를 입술로 시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예수의 이름을 들먹이는 이들은 그를 시기하던 가야바의 무리였다. 그들은 자신들의 위신과 존경을 예수란 나사렛 촌놈이 짓뭉개고, 이를 독차지 한다 생각하였다. 그들의 살인하는 마음은 더욱 커져만 갔고, 예수를 해하려는 마음이 그들 가운데 깊고 은밀히 자리 잡았다. 예수를 지독히도 거부하던 사람들은 그때부터 예수에게 호의가 있거나 자신들에게 동조하지 않는 이들을 멀리하면서, 자신들의 대화나 모임에 참여치 못하게 막기 시작하였다. 니고데모가 예수의 이름을 그들 앞에서 변호하고 난 직후 일어난 일이었다.

예수를 지지하는 이들은 비밀리에 그 분을 옹호 하였기에, 그 영향력은 미미 하였다. 하지만, 그 분에 관한 기적적인 이야기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그들의 심증은 점점 확신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자신들의 일원인 바리새인들의 이중적인 잣대와 오만함을 눈 먼 거지를 통해서 나타내신 분의 지혜는 그들의 숨겨진 당당함에 답답해하던 이들에게 큰 해방감을 주었다. 니고데모와 요셉을 포함한 이 무리는 자신들의 위치가 신경쓰여 당당히 예수를 만나러 가진 못하였지만, 다시 그를 만나길 몰래 고대하고 있었다. 다른 바리새인들이 무서운 것은 아니었다. 만약 예수께서 백성들이 고대해 마지 않던 메시아로서, 예루살렘에 입성 하시어 당신의 왕관을 요구 하신다면, 언제든지 엎드리어 왕으로 모실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저, 아직은 온전한 때가 아니라 여기고 있을 뿐이었다. 그들의 생각이 옳기라도 한 것처럼, 예수와 그 분을 따르는 무리의 행보는 메시아의 길과 전혀 상관이 없는 듯 정처없이 이곳 저곳을 떠돌았다. 그들이 간간히 들은 소식은 예수께서 행하신 기적들과 말씀으로 많은 무리들이 그 분을 따르고 있다는 이야기 뿐이었다. 메시아는 주님의 백성을 이방 민족으로부터 구원하고, 당신의 나라를 높이 세울 자일텐데….아직은 때가 아니란 말인가? 유월절은 또 다가오고 있었다. 니고데모는 다시금 회당 주변에 쌓여 있는 동전과 제사에 바칠 동물들, 탐욕에 빠져 사는 사람들을 지켜 보았다. 이번엔 반드시, 반드시 나아가리라. 그는 이번 유월절에 예수를 만나 모든 것을 물을 생각이었다.
구원을 기념하는 유월절 기간이 다시 돌아왔다. 니고데모는 자신의 동료들과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여, 제자들의 호위를 받으며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는 예수의 모습을 멀리서 지켜 보았다. 많은 이들이 자신들의 겉옷을 벗어 바닥에 깔거나 종려나무 가지를 꺾어 길에 내려놓으며, 나귀를 타고 오시는 겸손한 이를 맞이하였다. 그들은 기뻐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시작하였다.
“호산나!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에게 복이 있기를!”
군중들의 외침을 들으며 니고데모는 한가지 진실, 자신 안에 숨겨져 있던 하나의 확신을 깨달았다. 니고데모의 머릿속에 머물렀던 지혜가 그의 가슴에 녹아내려 온 몸으로 퍼져 나가고 있었다. 이제는 귀로만 알던 진실을 눈으로 알 것만 같았다. 자신이 알던 나사렛 예수는 선지자가 아니었다. 그는 왕이었다. 주님의 백성을 구원하고 그 분의 강한 나라에서 저희를 평안히 살게 할 자였다. 예수를 옹호하는 이들은 그를 반대하는 무리가 다 끝났다며 절망하는 모습을 목격 하면서 더욱 확신을 가졌다. 그들은 자신들의 믿음이 헛되지 않았고, 마침내 주 하나님의 말씀이 이루어짐을 눈 앞에서 지켜보아 기뻐하였다. 그들의 비밀스런 기쁨은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먼저, 성전이 다시 한번 말끔히 뒤엎어졌다. 다시 깨끗해진 성전에 계신 예수께서는 성전의 회당 뜰과 그 길목에서 사람들을 가르치셨다. 요셉은 자신의 주변 사람 중, 누구보다 앞서 그 분의 말씀에 경청 하였다. 니고데모는 자신의 친구와는 달리 아직 가까이 다가서진 못하였지만, 먼 발치에서 예수의 무리와 함께 하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주인의 아들을 포도원 바깥으로 내쫓아서 죽였습니다. 그러니 포도원 주인이 그들을 어떻게 하였을까요? 주인은 와서 그들을 죽이고, 포도원을 다른 사람들에게 줄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 분의 말씀에 웃고 떨었다. 예수의 가르침은 때론 거칠고 의하했고, 때론 꿀 같은 단내가 났다. 니고데모는 이 유약해 보이는 인자께서 어떻게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 나가실지 궁금해 미칠 지경이었다. 이 기쁨! 하나님께서 주신 기쁨! 모든 것이 충만하여 넘칠것만 같았다. 하지만 또한, 니고데는 그런 그의 마음을 송두리째 나락으로 떨굴 일이 진행되고 있음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그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할 일이었다. 예수님을 제외하고 모두 그러하였다.
유월절 전 날, 차가운 새벽 바람을 뚫고 여러 사람이 긴급 회의에 소집되어 회당에 모이고 있었다. 니고데모와 요셉을 비롯하여, 신성한 날이 다가오기 전 이 무슨 해괴한 일인가 근심하는 무리, 이 모든 일을 알고 계획한 무리가 나뉘어 한 자리에 모였다. 너무나 갑작스런 모임이었기에, 사람들은 서로 경각심을 품은 채, 이 회의가 무엇에 관한 것인지에 대해 논의 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병졸들에게 결박되어 끌려온 예수를 보게 되었다.
“무슨 일이오, 가야바?! 이게 무슨 짓이오!”
예수를 옹오하는 이들은 당황코 두려운 마음에 격분하여 가야바에게 이 일을 따지려 하였지만, 실제 그 자리에서 그를 변호하려 입을 여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가야바는 이들의 존재를 철저히 무시하면서 예수를 추궁하기 시작 하였다.
"우리가 이 사람이 '내가 사람의 손으로 지은 이 성전을 허물고, 손으로 짓지 않은 다른 성전을 사흘만에 세우겠다'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니고데모는 사람들 앞에서 당신의 거짓 죄가 드러나는 예수께 아무런 말도, 변론도 할 수 없었다. 당혹감에 아무 말도 못하겠거니와, 그를 망령되이 일컫고 거짓 증언하는 자신의 동료들은 예수를 옹호하는 이들의 반응을 철저히 묵살하고 있었다. 그들의 뜻과는 달리, 하나님의 은총은 예수와 함께 하지 않았다. 그들이 할 일은 두려움에 조용히 입을 다물고 이를 방관하는 것 뿐이었다. 예수를 향한 거짓된 추궁은 쉬지 않고 이어졌다. 마침내, 계속된 증언에도 침묵을 지키시는 예수를 지켜보던 가야바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 물었다.
"대답하지 않을 겐가? 자네가 정녕 결백하다면, 자넬 거역하는 이 사람들이 증언하는 것들은 다 무엇이란 말인가?"
그의 조롱하는 물음에 예수께서는 여전히 침묵을 지키셨다. 결국, 자기 꾀에 자기가 지친 대제사장은 예수 앞에 서서 사람의 위엄으로 그에게 다시 물었다. 가야바는 세상이 받아들일 수 없는 진실을 증언하라 외치고 있었다.
"살아 계신 하나님을 통하여 명하노니, 네 놈이 하나님의 아들이신 메시아인지 우리에게 당장 고하거라!”
그러자, 예수께서 입을 열어 말씀하셨다. 당신께서 사역하신 삼년 동안, 끊임없이 고백하시고 드러내신 진실이었다. 다만, 지금 당신 앞에서 진실을 추구하는 이들은 자신의 옮음을 나타내려 그 진실을 강요하고 있을 뿐이었다.
"당신이 말하였소. 그러나 내가 당신들에게 다시 말하오. 이제로부터 당신들은, 인자가 권능의 보좌 오른쪽에 앉아 있는 것과, 하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보게 될 것이오."
이 말을 들은 가야바는 자신의 옷을 찢으면서 더이상의 추궁은 필요없다 사람들에게 공표 하였다. 예수를 죽이기 위해 자리에 모인 이들 전부가 사형에 동조하였고, 그들의 부하들은 예수를 때리면서 조롱하였다. 이미, 그들의 눈에 예수를 변호하려는 무리의 모습은 들어오지도 않았다. 아리마대 요셉과 그 외 몇몇은 이 율법의 축에도 들지 못하는 그들의 억지 재판을 거부 하였고, 니고데모는 침묵 가운데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다. 결국 아무것도 얘기하지 못한 채, 그는 병졸들에게 끌려가는 예수를 떠나 보냈다.
어느새, 뭉게뭉게 오르는 아침 햇살을 맞이한 니고데모와 요셉 일행은 새로이 마음을 다지고 재판장으로 향하였다.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음을 알았기에, 그들의 마음은 무거워져만 갔다. 하지만, 그들의 마음에 무색하게도, 그들이 재판장에 도착했을 쯤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예수를 메시아라 얘기하여 전복죄로 죽임을 당할까 두려워 등을 돌린 사람들, 그의 모습에 실망하거나 가야바의 사주를 받고 총독 앞에 당당히 나선 사람들, 제사장, 바리새인, 율법학자들이 줄을 서서 메시아를 십자가에 못 박으려 하고 있었다. 니고데모와 아리마대 요셉을 비롯한 소수의 무리만이 예수를 변호하려 소리를 내었지만, 그들의 목소리는 압도히 많은 청중들에 묻혀 들리지 않았다. 니고데모는 빌라도 총독이 손을 씻으며 예수를 살인자들에게 넘겨주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예전처럼, 변함없이 아무것도 없었다. 이제서야, 늦게나마 자신의 목소리를 내었건만, 세상은 니고데모의 뜻과 달리 그들의 임의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모든 것이 허탈하였다. 피 범벅이 되어 망신창이인 예수께서는 홀로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산으로 올라가기 시작하셨고, 군중들은 그런 그를 욕하고 구경하려 뒤를 따랐다. 니고데모는 하나님께서 예수를 십자가에서 구해내실 거라는 한가닥 희망을 붙들고, 행렬에 동참했다. 그는 예수께서 해처럼 밝히 변모하여 당신의 원수들을 무릎 꿇게 하시리라는 상상까지 하였다. 하지만, 그의 헛된 망상과는 달리 이변은 없었다. 주님의 이름에 무색하게도,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께서는 벌거벗은 몸으로 은밀한 곳까지 다 드러난 채, 사람들과 도둑들의 조롱을 한 몸에 받으셨다. 사람들은 니고데모와는 다르게, 그가 스스로를 어떻게 구원할지, 그의 최후가 어떠할지 궁금하여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예수의 죽음이 가까워질수록 하늘은 점점 빛을 잃어만 갔고, 그를 구경하러 온 이들의 잔인한 기대는 여전히 가실 줄 몰랐다. 마침내, 흑암이 구 시까지 이어졌을 때에, 예수께서 하나님께 당신의 영혼을 맡기시며 숨을 거두셨다.

어느덧 낮 열두 시쯤 되었는데, 어둠이 온 땅을 덮어서, 오후 세 시까지 계속되었다.
해는 빛을 잃고, 성전의 휘장은 한가운데가 찢어졌다. 예수께서 큰 소리로 부르짖어 말씀하셨다.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이 말씀을 하시고, 그는 숨을 거두셨다. (누가복음 23:44-46)
- Feb, 21st, 2019
- 이미지 링크:
http://www.firstchurchboxford.org/3-18-2016/
https://www.gotosurvive.com/jesus-on-the-cross-john-3-16/
- Jan, 16th, 2020 일부분 수정

댓글